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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속 기록

존재 자체로의 존재

Ellina Kwon(엘리나) 2023. 12. 18. 0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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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있는 그대로 존재할 수는 없을까? 

 

 

문득 편지가 쓰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특별히 하고 싶은 말이 있어서라기보다는 마음을 나누고 싶은데 그게 '글'이 좋겠다는 쪽으로 귀결이 된 것 같아. 나는 너로부터 무엇을 바라는지는 정확하게 모르겠지만, 네가 있어서 확실히 내 삶이 더 풍요로워지는 건 맞아. 그게 꼭 눈으로 보이는 도움이 아니더라도 너라는 존재만으로 내 영혼이 한층 풍성해지는 느낌이랄까. 내 자신이 누군가에게 그런 존재라는 걸 스스로 자랑스럽게 여겨도 돼. 그리고 나도 누군가에게 그런 존재일 수 있을 테니까.

 

존재의존엄성

 

사람과 사람 사이를 어떤 관계로서 규정짓는다는 게 어떻게 보면 참 족쇄 같다는 생각이 들어. 너와 나 그리고 우리 사이에 어떤 기류.. 에너지 교환, 그리고 상생… 이런 말이면 관계를 충분히 설명할 수 있지 않을까.
우리 사회는 너무 모든 걸 다 어떤 특정한 단어로 규정짓고 정의시키려고 하는 것으로부터 개인에게 많은 부담과 책임을 안겨주는 것 같아. 그렇지 않아도 되는데 말이야. 친구관계, 연인관계, 자식과 부모 관계, 선후배 관계, 상사와 부하의 관계 등등 많은 것들이 주는 단어의 무게감에서 벗어나서 단지 모두가 하나의 객체로써 존재할 수는 없는 걸까. 그런 의미에서 한글의 존댓말은 좀 불편하게 느껴져. 만약 영어처럼 존대가 없다면 서로 간에 좀 더 캐주얼한 관계성을 만들어갈 수 있지 않았을까 싶어. 

 

 

 

사실 우리는 동등하게 태어났는데, 이 사회는 그 동등함에서 차별성을 굳이 찾아내어 우위를 선점하려고 하고 권위를 획득하여 사람들을 군림하려고 하지. 리더가 필요하다는 걸 부정하는 건 아니야. 그러나 사람은 각각 개개인 하나하나 그 존재 자체로 존재하는 것이라는 걸 말하고 싶어. 이게 무슨 말인가 싶지? 

존재의존엄성 바다 나

 

나의 영혼과 육체가 공기 중에 그대로 존재하는 거지, 어떤 역할의 '누구'가 아니라. 예를 들면 나는 그냥 'ㅇㅇㅇ'인거지. 어떤 역할/관계 속의 ‘ㅇㅇㅇ’이 아니라는 말이야. 만약 우리 사이를 친구라는 관계로 정의를 내렸다면 '친구관계'에 너와 나를 집어넣는 거지. 뭐 사실 난 개인적으로 '우정(friendship)'은 내가 손에 꼽을 수 있는 가장 고귀하고 아름다운 가치라고 생각하지만 말야.

관계성을 정의한다는 건 또 하나의 이름표를 주는 것 같아. 그 이름표가 책임감을 준다고들 하지만 나는 다르게 생각해. 그 이름표는 어떤 틀 안에 그 존재를 가두고 한계성을 부여하는 거야. 더 이상 그 틀을 벗어나지 못하게 하는 거지. 이게 자유민주주의일까? 이게 자율성이 보장된 사회일까?  

 

 

내가 막 예술병에 걸렸다거나 철학병에 걸려서 이러는 건 아니야. 단지 병들어가는 사람들과 더 크게는 이 사회가 걱정이 되고 불안해서야. 넌 어때? 괜찮니? 나는 너도 좀 위태로워 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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